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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폼 문화"
  2005년09월20일 05:12
     
 


  이 ‘최동욱 칼럼’은 필자가 미국에 머물고 있던 시절 가운데 1998년부터
2002년 사이에 로스 앤젤러스에서 발행되고 있는 시사뉴스 주간신문인
“코리아나 뉴스” 의 주필로 있으면서 매주 게재하던 고정 칼럼의 일부입니다.


최동욱 칼럼  (112호  2000년 9월 25일자)

유니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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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벤처기업’, ‘플러스 알파’, ‘출시’, ‘대목’, 연대‘, 로고 송’ 등이 마치 최신 시사용어처럼 즐겨 쓰이고 있다. 그런데 이들 한국 유행용어들의 대부분이 일본에서 만든 이상한 표현을 그대로 본 따 쓰거나 세계적으로는 통하지도 않는 말들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가히 정크 용어유행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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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모국을 방문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이민생활자들에게 있어서 공통된 고민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옷이다.
미국에서야 나들이를 하거나 비행기를 탈 때, 간편하고 편한 캐주얼을 택하고, 알맞고 편한 신발이면 그만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때마다 다른 유행 디자인의 옷과 신발에 안경까지도 유행되고 있는 것을 너 나 없이 입고 신고 쓰고 지낸다. 미국에서처럼 아무렇게나 입고 신던 그대로 한국에 나가게 되면, ‘유행에 뒤졌다’ 손가락질을 받거나 더러는 업수 여김을 받기 십상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더러 그 유행은 시대를 앞서가는 생활방편으로 유용한 부문도 없지는 않다. 한국의 인터넷 이용자가 1천만명을 돌파한 것도 셀룰러 폰의 이용도 1천만대 이상이란 숫치도 가히 세계적이다.
가히 유행의 한 표상이리라.

일상 용어에서의 유행의 편중은 좀 심할 정도다. 신문이나 방송 등 미디어에서 쓰는 용어들이나 심지어 억지 조어까지도 다른 미디어서 먼저 쓰면 시대 감각에 뒤질세라 너 나 없이 유행표현에 따른다.
‘재테크’, ‘벤처기업’, ‘플러스 알파’, ‘출시’, ‘대목’, 연대‘, 로고 송’ 등이 마치 최신 시사용어처럼 즐겨 쓰이고 있다. 그런데 이들 한국 유행용어들의 대부분이 일본에서 만든 이상한 표현을 그대로 본 따 쓰거나 세계적으로는 통하지도 않는 말들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가히 정크 용어유행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하다.

남자들의 양복의 모습도 때를 달리 하면서 모양이 자꾸만 변한다. 요즘에는 3버튼에 베스트를 받쳐입는 것이 또 유행인 모양이다. 여자들인 경우는 더 심하다. 머리모양, 옷모양, 신발모양에서 더욱 세심하게 신경이 쓰일 정도의 유행에 민감한 반응이다.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된 이른바 ‘옷로비 사건’도 이 유행의 부산물에서 비롯되었음은 물론이다.

‘유행’이란 말은 일시적으로 세상에 널리 퍼지는 일을 말한다. 본래 특정한 병이 만연하는 일을 두고 쓰이던 말이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대중이 좋아하여 모두들 일시적으로 같은 모양을 쫓는 일을 두고 쓰이는 말로 더 알려져 있다.
한자에서는 물건이나 일이 시냇물 흐르듯이 흩어져 세상에 널리 퍼진다는 뜻에서 중국의 맹자가 ‘덕의 유행’이란 표현을 처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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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의 특성은 사람이나 행동이 일관된 모습을 말하기도 한다. 모양과 외관이 같으면서 개성이 없고 배타적인 특색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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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이란 복장이나 사상 등이 일시적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선호되어 단기간 사용되는 현상을 뜻한다. 지금은 ‘초등학교’라 고쳐 쓰고 있지만, 일제때 생겨난 ‘소학교’, ‘초등보통학교’, ‘국민학교’를 거치는 동안 학생들은 교복을 입으면서부터 제복생활에 익숙해왔다.
특정한 직장에서도 색상과 디자인이 같은 재킷을 입는 곳이 많다. 제복이라는 한자 표현은 중국이나 일본이 발음만 다를 뿐 문자는 꼭 같이 쓰고 있다. 제복은 영어의 유니폼에 해당한다. 유니폼은 라틴말의 같은 모양이라는 뜻을 가진 uniformis 에서 왔다.
유니폼의 형용사적 의미로는 늘 변함이 없는 모습을 말하기도 하고, 사람이나 행동이 일관된 모습을 말하기도 한다. 모양과 외관이 같으면서 개성이 없고 배타적인 특색을 갖는다.
또 명사형을 취하면 연령, 계급, 환경, 또는 생활양식을 구분하기 위해 특수한 디자인으로 마련된 같은 모양의 복장을 뜻한다. 특히 군사용어에서 이를 군복, 공식행사 때 입는 특수한 예복 또는 통상 군장비를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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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이 강한 사람일수록 유행은 느끼되 쉽게 따르지 않는다.
개성이 강한 민족일수록 유행 감각에 둔하다는 역설을 귀담아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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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을 중시하지 않고 의지력이 문화의 바탕을 이루면서 배타적인 성향이 팽대해 있는 사회나 민족일수록 유니폼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한 가지 모양을 추구하는 일양성 또는 통일성을 주장하는 사람이나 그런 현상이 강조되는 사회를 두고 ‘유 니 포 머 테 리 언’ 이란 표현도 쓴다.
정치현상도 사회현상도 획일적인 경향이 뚜렷한 사회일수록 발전의 기능이 무디어 있기 마련이다. 주관이나 철학 없이 일시적 유익만을 쫓아 위정자나 권력자 앞에 체면없이 줄을 서는 것도 유니폼 문화의 한 소산이라 보여지기도 한다.

한국이 4월 총선을 앞두고 근본적으로 가슴앓이를 하는 요인은 바로 ‘획일성’으로 치닫는 독선군주적 아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유니폼 문화의 후유증에 있다고도 보여 진다.

개성이 강한 사람일수록 유행은 느끼되 쉽게 따르지 않는다.
개성이 강한 민족일수록 유행 감각에 둔하다는 역설을 귀담아 볼 필요가 있다.
유니폼 문화가 가져온 병폐는 곧 배타적이고 근대화를 외면하는 특성이 있다.
획일성을 뜻하는 유니포미티의 테두리에서 벗어날 줄 아는 슬기가 팽대하는 날, 한국의 근대화는 고운 꽃을 피울 것으로 기대해 본다. < 주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