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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로트'는 결코 한국 대중음악이 아니다
  2005년07월09일 14:39
     
 

( * 이 칼럼은 필자가 미국 로스 앨절레서에 머물고 있던 중 1998-2002년 사이에
     L.A. 에서 발간하는 시사주간신문 "코리아나 뉴스"의 주간으로 있으면서
     매주 게재하던 "최동욱 칼럼"의 일부 입니다.)

  최동욱 칼럼 (53)

               트롯트는 결코 한국가요가 아니다      

일본의 엥까(演歌) 가수 ‘신노미카’(神野美伽)가 한국어로 부른 레코드 앨범 “해협을 넘어서”를 냈다. 2명의 일본인이 일본어로 가사를 쓴 것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10명의 한국 작곡가가 곡을 붙였다. 그리고 99년 4월초에 한국에서는 한국어로, 일본에서는 일본어로 각각 발매 되었다.
이 가운데는 나훈아가 곡을 쓴 “사나이의 애가” 나 “북풍의 자장가”(김현우 곡)등이 11곡의 수록곡에 포함되어 있다.
이 곡들의 대부분은 일본 전래의 ‘엥카’풍으로 불리워 졌음은 물론이다. 그러니까 일본 음반회사의 기획과 진행으로 일본 사람들이 노래 제목과 시를 쓴 것을 토대로 하여, 한국에서 대표적인 일본 엔까풍의 작곡을 할 수 있는 몇몇 사람을 동원하여 한국제 엥카에 대한 실증을 시험한 것으로도 받아 들여 진다.  .
이 음반기획의 한국측 기획제작에 가담한 ‘웅진’은  “해협을 넘어 들려오는 낯익은 우리의 멜로디”라는 제목의 자천 메시지 가운데서 "노래를 부른 神野美伽는 미소라 히바리-미야코 하루미-이츠키 히로시 다음으로 일본 트롯트계의 맥을 잇고 있는 대표적인 중견가수...”운운으로 소개하면서 한국에서는 이 작업과 관련하여 ‘한국음악저작권협회로부터 감사패를 수여한 바 있다’고도 했다.
여기서 가장 주목해 야 할 대목은 “... 일본 트롯트계..”라는 표현이다.
유감스럽게도 일본의 대중음악계에는 우리식 표현대로의 이른바 ‘트롯트’라는 것이 없고, 그러한 형태의 음악장르도 없다는 사실이다.

엥카 가 트롯트 는 아니고
일본에는 트롯트 란 없다

일본의 국어사전에서 ‘트롯트’란 ‘도롯도’로 표기하고 “마술에서 말이 병족(並足)과 속족(速足)의 중간 보조를 말한다고 풀이 하고 있다. 또 사교춤의 ‘팍스 트랏(Fox-Trot)의 일본식 약칭이라고 주석을 달고 있다.
그러면 여기서 잠시 ‘트롯트’와 ‘엥카’의 정의부터 간략해 보자.  
‘트롯트’는 말이 오른쪽 앞발과 왼편 뒷발, 왼쪽 앞발과 오른쪽 뒷발을 번갈아 가며 가볍게 걷는 모습에서 착안하여 사교춤에서 도입했다. 즉 1914년에 캘리포니아 포모나 출신인 할리웃 배우이며 댄서인 해리 팍스(Harry Fox)가 이 춤을 개발하면서 그의 이름을 붙여 'Fox-Trot'라 이름 붙인데서 연유했다. 팍스 트랏은 2/2 또는 4/4박자를 기본으로 약간 빠른 템포를 이룬다. 후에 ‘피바디’, ‘크윅스텝’, ‘로즈랜드’로 파생이 되고, ‘스윙’, ‘지터벅’, ‘자이브’등을 포함하는 ‘린디’와 80년대의 ‘허슬’춤에까지 영향을 준 쏘시얼 댄스의 스탠더드 격이다. 그러니까 본래의 트롯트는 한국에서 표현하는 엥카풍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템포이고 무드인 것임을 알았을 것이다.
‘엥카’는 일본조 유행가의 독특한 형태의 하나이다. 한 소절을 2박자로하고 단조(마이너)가 주류를 이루면서 인정, 의리, 비련 등의 내용을 담은 낭곡풍(浪曲風)이다. 본래 메이지(明治) 10년대에 거리에서 자유민권 사상을 보급하는 연설가들이 정치적인 색채가 약한 내용의 노래들을 부른데서 연유했다.
이렇듯 미국의 팍스 트랏(트롯트)과 엥카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한국에서 일본의 엥카를 ‘트롯트’로 표현하는 것은 너무도 어처구니 없는 시행착오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 한국의 대중문화계가 이렇듯 기본 용어의 정의 조차도 식별못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남의 고유 대중문화의 본질조차 엉뚱한 표현으로 매도하고 있는 무모한 오류를 낳고 있으니 말이다.  

일본대중음악계가 한국에 던진 엥카 의 실증시험이고
일본 대중음악의 한국지배 음모 일수도
        
이번에 한국어로 ‘엥카’를 부른 가수 神野美伽는 1980년대 중반에 인기를 얻은 전형적인 엥카 가수다.
市川昭介(이치카와 쇼우카이)의 딸로 일직부터 엥카의 큰 그릇으로 기대를 모아 왔다. 초기에는 남성취향의 거친 목소리를 구사하다가 板木冬美가 등장하면서 여성취향의 가냘프고 간드러진 목소리로 일관하여 왔다. 그가 부른 “男船”은 1985년도 일본 대중가요계에서 탑 텐 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그 자신의 최고 히트 곡으로 기록되었다.  호쾌한 창법으로 대중을 매료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가냘프고 애조띤 목소리로 바꿨고, “釜山海峽“이란 제목의 한국소재 노래는 그 자신 탑 텐의 9위에 해당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당시 松田聖子, 小林麻美, 森昌子 등의 명성에 가리운 2급 엥카 가수에 해당한다.

신노미카 는 80년대의 전형적 엥카 2급 가수

이번에 神野美伽가 한국어로 부른 노래는 ‘트롯트’가 아닌 일본풍 엥카의 진수(眞髓)가 한국에서 얼마만큼 뿌리내리고 있는 가 하는 실증을  보여 준 결과로  받아 들여야만 한다.
더구나 “일본 가수가 한국의 트롯트조의 노래를 불렀다”던지, “일본 가수가 낯익은 우리의 멜로디를 불렀다”는 따위의 엉뚱하고 무지한 자위적 표현은 스스로를 비하시키는 표현이 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솔직하게 말해서 오늘날 한국의 고유 대중가요가 있는가? 있다면 어떤 형태인가 하는 물음에 아무도 대답할 이 가 없음을 우리는 자성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 고유의 대중음악 생성을 위한 진지한 연구와 대중의 호응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 주필 >